앞서 설명한 어항, 여과기, 사육기구등을 준비하셨다면 순서에 따라 설치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개인마다 서로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제 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그저 참고용으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어항을 처음 설치했을 경우 약 50여일 동안은, 여과박테리아와 어항내부의 생태균형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독성물질인 암모니아와 아질산이 다량발생하여 몰살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처음엔 생명력이 강한 두세마리의 열대어만 넣고 기다려야 합니다. 이 기간을 잘 넘긴 후엔 어항이 나름대로의 균형을 찾게 되며, 비로소 키우고 싶은 열대어를 입수시킬 수 있습니다.
1. 돌
돌은 어항 내부의 장식과 더불어, 열대어의 은신처를 마련해줄 수 있습니다. 표면이 거칠거나 날카로운 부분이 있는 돌은 고기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니 피해야 하며, 쓰러질 경우 대형참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설치시 특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2. 유목
유목은 나뭇가지나 뿌리를 물속에 가라앉혀 물고기 은신처를 만드는 동시에, 장식의 효과도 볼 수 있는... 꿩먹고 알먹는 소품입니다. 가구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테이블 받침이나 장식대를 상상하시면 대충 짐작이 갈 겁니다. 소나무나 침엽수류는 송진때문에 그리 좋지 않고, 참나무나 느티나무 등이 좋다고 합니다...
몇 달동안 물에 담궈 놓거나 끓인다거나 해서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동시에 저절로 가라앉도록 만듭니다. 유목이 계속 뜰 경우엔 돌이나 기타 가능한 방법으로 눌러줄 수도 있습니다.
3. 모래 및 저면여과재
어항 바닥에 모래를 까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모래를 이용해 여과를 하거나 수초를 키울 수도 있고, 모래 자체의 장식효과도 매우 좋습니다. 모래의 굵기는 녹두 알갱이 정도 크기가 알맞은데 입자의 크기가 균일한 것이 좋습니다. 녹두가 얼마만한지 모르시는 분들께선 필히 개인메일 주시길... --+
색은 옅은 갈색, 검은색, 흰색, 회색 등 사육가 선택에 달렸는데, 넣기 전에 두세번 헹궈줘야 합니다.
3-1. 수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모래
석회석이나 산호사의 경우 칼슘이 용해되어 수질을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 해야합니다. 특히 인공적으로 분쇄, 연마한 모래의 경우 더욱 더 복잡한 문제를 일으키므로 가능하면 강모래나 바닷모래를 써야합니다. 하천이나 해안에서 채취한 모래의 경우 조개껍질, 나뭇잎 등과 같은 부유물들이 들어가 있어 쉽게 구별됩니다. 어느 미국인이 만든 홈페이지에 가보니, 컵에 모래를 한줌 넣고 식초를 부어 기포가 생기거나 녹아나는지 관찰해보라고 하더군요. 참고하세요.
물론 물고기에 따라 경도가 높은 센물에 사는 고기를 위해 일부러 산호사 등 을 넣어주기도 합니다만, 초보자강좌의 범위를 넘는 것으로 간주 생략합니다. 혹 의문점이 있으면 메일 주십시오.
4. 설치
앞서 글들을 열심히 읽어보셨다면, 어항을 어떤방식으로 꾸밀지에 대한 대략적인 개념이 잡혔을겁니다.
저면여과를 계획했다면 여과판을 먼저 셋팅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모래를 깔기 전에 양파자루나 망사등으로 여과판을 덮어 모래가 여과판 안으로 들어 오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모래를 대야에 넣고 두세번 헹궈 넣을 준비를 합니다.
어종에 따라 모래를 파헤치는 녀석들이 있는데 그럴 경우 바닥부분이 매우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래를 깔기 이전에 돌부터 튼튼하게 배치해야 합니다.
모래의 두께는 키우는 분들마다 의견이 분분한데, 대개 수초를 키울 경우 뿌리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좀 더 두꺼워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수초를 키울 때 저면에다 비료를 넣기도 합니다. 물론 모래를 깔지 않는다면 위의 과정은 생략입니다.
이제는 필터와 히터등을 설치합니다. 물론 지금 전원을 연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필터의 경우 설명서에 따라 물을 채워줍니다.
그 이외의 사육기구들을 설치하고 나서... 유목이나 악세사리등을 이용해 장식을 합니다. 칙칙한 여과기나 어지러운 배선등등이 앞에서 보이지 않도록 배치해주면 더욱 좋습니다. 그리고 나서 물을 붓습니다. 당장 꽉 채울 필요는 없고 작업이 편하도록 2/3 정도만 채워줍니다. 바닥에 모래가 있을 경우 모래에 직접 부으면 바닥이 뒤집어집니다. 이럴 땐 접시나 작은 그릇, 돌등을 받치고 부으면 편리합니다.
그다음에 조명을 설치해서 뚜껑을 씌웁니다. 이제 전원을 연결하고 물을 채웁니다.

5. 물고기 넣기
어항을 설치하고 곧장 고기를 넣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과기를 반나절 정도 돌려야만 물이 맑아집니다. 물이 맑아졌으면, 적어도 며칠에서 몇주 정도 숙성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자세한 것은 앞서 언급한 여과기 부분을 참고하세요. 물론 이러한 물의 숙성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박테리아 배양액도 파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적응력이 강한 것들 위주로 먹이를 조금씩만 주면서 규칙적인 물갈이를 하는 등 원칙만 지키면 숙성된 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5-1. 넣기 전에
일단 책이나 인터넷등을 통해 고기에 대한 조사를 해야합니다. 사진의 경우 실물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수족관에서 먼저 구경을 한 뒤에 이름과 알맞은 제반 사육조건등을 확인한 뒤 보충조사를 합니다.
그냥 집어넣으셔도 말리진 않겠지만 정확한 조사를 한 뒤에 키우시는게 성공 확률이 더 높을겁니다.
시약을 이용해 pH와 경도를 측정하고 수온도 적정온도로 맞춥니다. pH를 낮출 때엔는 피트모스, 높일때에는 중탄산나트륨(식소다)나 산호사를 이용합니다. 물론 열대어 용품 제조사에서 시판하는 첨가제로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5-2. 열대어 선택시 유의사항
앞서 말씀드린 사항이 모두 준비되었다면 고기를 사러 갑니다.
사육경험이 있는 사육자들도 건강한 고기를 판별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아래 주의사항을 눈여겨보면 병든 고기를 만날 확률이 어느정도 낮아지리라 생각됩니다.
먼저 평소에 찍어뒀던 녀석의 상태를 살핍니다. 일단 건강상태를 먼저 봐야 합니다. 지느러미를 펴고 활발하게 헤엄치며 먹이를 잘 먹으면 일단 합격입니다.(주인에게 조금만이라도 좋으니 먹이를 줘보라고 하십시오. 소비자의 권리이므로 당연히 부탁해도 됩니다.) 몸이나 지느러미에 상처가 있다던가 곰팡이, 벌레, 흰점등이 붙어있는 고기는 피해야 합니다. 고른 고기가 멀쩡해 보이더라도, 같은 수조에 있는 고기가 병들었다거나 상태가 나쁠 경우 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5-3. 집으로 가져오기
운반중 온도변화에 유의하여 가지고 옵니다. 두 종류 이상의 물고기를 키울 경우 동일한 수질, 수온, 먹이로 사육이 가능 한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사육밀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5-4. 텃세하는 열대어들
대부분의 시클리드는 성어가 되면 은신처와 함께 일정 면적의 영역을 소유하려 하므로 서로 싸울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며, 가능한 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 줘야 합니다.
일부 열대어의 경우 먼저 있던 녀석들이 텃세를 할수도 있으므로, 부분물갈이와 함께 어항내부의 돌이나 장식등의 위치를 바꿔주면 텃세를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5-5. 물고기 넣기
앞서의 방법으로 물을 맞췄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래도 주의해야 합니다.
열대어에게 있어 가장 안좋은 것 중 하나가 갑작스런 환경변화인데, 어항을 옮길 경우 불가피하게 환경이 바뀌게 됩니다.
수질과 수온변화에 의한 충격을 줄이는데 이런 방법이 있습니다.
가게에서 파는 고기는 대부분 비닐봉투에 담아줍니다. 봉투째 어항에 15분정도 담궜다가 온도가 동일해지면 꺼내 별도의 물통으로 옮겨 붓습니다. 물통에 있는 것과 동일한 양의 어항물을 퍼서 물통에 천천히 붓습니다. 별 이상이 없으면 고기를 건져서 본어항으로 옮깁니다.
가게서 가져온 봉투의 물은 여러 유통단계를 거치며 오염되었을 수 있기 때문에 넣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6. 정기적 관리
훌륭한 어항과 물고기를 구했다면 그걸 유지시키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매일 단 몇분간이라도 관심있게 관리해준다면, 보다 아름다운 열대어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6-1. 매일 할 일
먹이를 남기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먹이는 매일 주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그보다는 많이 줘서 먹고 남기는 먹이가 수질을 오염시키지 않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물고기의 표면에 상처나 곰팡이, 벌레등이 붙었는지 확인하고 심하게 싸우는 녀석들은 없는지 봐야 합니다. 온도계를 살피고 각종 사육기구들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합니다. 특히 필터와 히터 등 핵심부품은 자세히 살피고 필요에 따라 정비해야 합니다. 물론 죽은 고기나 썩은 수초잎 등도 골라내야 합니다.
6-2. 매주 할 일
부분물갈이를 해줍니다. 비율은 5%에서 25%정도 합니다. 물갈이주기나 비율이 따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므로, 어항의 상태를 봐가며 해줍니다. 수돗물을 사용할 경우 하루 정도 묵히고 온도를 동일하게 맞춥니다. 물갈이 때에 넣는 첨가제가 있다면 비율에 맞게 넣어 pH와 kH(탄산염경도) dH(총경도)등을 맞춰 줍니다. 그리고 나서 어항유리를 닦고 (물론 안쪽 바깥쪽 전부)바닥의 찌꺼기를 빨아 들입니다. 사이펀이 있을 경우, 물을 빼는 동시에 청소도 할 수 있습니다.
6-3. 한달에 한번씩은
필터의 여과재를 청소/교환합니다. 여과재 청소시에는 기존어항물을 덜어내 헹궈줍니다. 맹물에 헹궈주는 만으로도 충분히 청소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리적 오염 및 손상이 심한 부분이라면 교환해야 합니다.
수초가 있다면 원하는 모양으로 다듬어주고 필터와 흡입구도 청소합니다. 수질검사도 한번쯤 해주고, 먹이의 양과 종류 및 보관상태를 점검합니다. 이외에도 가끔 장식이나 사육기구에 낀 이끼를 닦아줘야 하며 형광등의 광량이 충분한지를 살피고 교환합니다.